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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기록/생각하는 개발자

wecode 1주차, 2주차 회고록

by Krystal K 2023. 4. 26.

위코드 생활에 대한 회고를 들어가기 전에
개발자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던 때의 나날들을 정리하며


 
2021년 겨울.
하던 일들을 모두 정리하고 진짜 나에 대해 깨달아가던 시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않아 개발자라는 '새로운 나'를 꿈꾸기 시작했다.
연봉이 높아서도 아니었고, 그럴듯해 보이는 직업이라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나는 뭔가에 홀려있었다.
이걸 꼭 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고함치듯 몰아붙였다.
왜 그랬을까?
 


2022년 봄.
본격적으로 개발 공부를 시작했을 때.
국비 프로그램을 알게되었고 모든것이 순조로웠다.
나는 의지가 있었고, 새롭게 배우는 모든 것들이 나를 즐겁게 했다.
함께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과도 활발히 교류를 했다.
우리는 함께 스터디를 하며 개발자의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2022년 늦여름.
좋아하는걸 하니 역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깨달은건 내 앞에 내가 꿈꾸던 기회가 아닌 타협이 있다는 것이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양성한다고 했던 그들은 내게 웹퍼블리셔가 되기를 강요했다.
웹퍼블리셔가 결코 개발자와 비교해 낮은 평가를 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던 것은 파스타였지 칼국수가 아니었다.
같은 면이라고 같은 음식이 아니듯이 앞에 웹이 붙는다고 다 같은 일을 하는게 아니란걸 알았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싶었다. 
동상이몽을 얘기를 하는 국비프로그램 강사님을 앞에두고 생각했다.
아 나는 정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구나.
 


2022년 가을.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위코드라는 부트캠프를 시작한다했다.
함께 할 수 없는 금액이였다.
사실 나의 인생을 바꿀 기회에 비하면 비싼 금액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에게 조금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리고 몇달 동안 독학을 하며, 정보처리기사와 영어공부를 병행 했다.
일도 했다.
일하고 밤에 집에오면 새벽까지 노트북 앞에 앉아 꿈을 꿨다.
이렇게 하면 정말 개발자가 될까?
나는 정말 개발자가 되고 싶은걸까?
 
하루5시간 정도를 자면서 몇달을 그렇게 지내고 나서야 나는 알았다.
몸이 천근만근 늘어져도 밤만되면, 노트북 앞에만 앉으면 가슴이 뛰었다.
아, 나는 지금 즐겁구나. 설레이고 있구나.
공부를 하면서 수 없이 나의 무지함에 무너지면서도 즐거웠다.
어제보다 오늘 더 꿈에 가까워졌다는걸 알았다.
어려운데 어려워서 좋았다. 쉽지 않은데 그래서 기뻤다.
그리고 2023년 새해가 막 되었을 때, 나는 부트캠프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더 강하게 자극하고 더 큰 무지의 고통으로 이끌어줄 곳이 필요했다.
함께 공부를 했던 친구에게 물었더니 긍정적인 대답과 함께 응원을 보내왔다.
 

 


드디어 시작!

 
2023년 봄.
위코드라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기회였다.
나는 일년치 대학 등록금을 카드 할부로 긁으면서 다짐했다.
지금 내가 투자하는건 한 줄의 스펙 따위나 당장의 취업 성공 같은게 아니다.
내 앞으로의 10년을 바꿀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나는 이제 두번 다시 되돌아 가거나, 망설이거나,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내가 이루고자하는걸 이루고야 말겠다. 
그 시작이 내가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는 것이고
여기서 나는 개발자가 되서 떠날 것이다.
 
마치 전장에 나가는 장군처럼 비장했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학원 하나 등록하는데 참 유난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인생을 바꾸는건 인생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인생에 누구보다 진심이고,
그래서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위코드라는 이 기회를 통해 더 깊이, 더 넓게 성장하고 싶었다.
 


 
2023년 4월.
한달이 넘는 온보딩 기간을 거쳐 드디어 오프라인 코스가 시작되었다.
공유오피스 위워크 10층. 20명의 동기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며 위코드 생활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멘토님들은 자신들은 강사가 아니라고 했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강사가 아니라고.
개발자가 되려면 스스로 배우는 법을 익혀야한다고 했다.
다른건 몰라도 그건 자신 있었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내는 것. 
계속해서 배우려고 하는 것.
나는 늘 나의 성장에 허기짐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지칠 줄 모르고 배움을 탐닉했다.
그래서 그런지 위코드의 이런 무심한듯 핵심을 찌르는 가르침이 좋았다.
 
민간인을 군인으로 만드는 부트캠프의 취지 답게
비개발자를 개발자로 만드는 이곳은 가히 군대와 다름없었다.
빡빡한 일정은 한치의 여유도 없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첫 주는 사실 기억도 잘 안난다.
오죽하면 회고록을 2주치 몰아서 쓰고 있을까.
그저 이 미친 루틴에 적응할 때까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눈을 코드에서 잠시도 떼지 않는 수 밖에.
내몸이 집에 가고싶어 아우성쳐도 오늘의 과업을, 나의 거대한 무지함과 싸워서 성취라는 빛을 볼 때까지 
코드를 쓰고 또 쓰고, 공식문서를 읽고 또 읽고, 강의와 구글링을 무한 반복.
 

 


1주차
첫 1주 동안은 함께 동고동락할 동기들과 조를 짜서 점심 식사를 했다.
개발자들은 원래 내향형 인간이 많은건지 내향형이라 개발자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내향인인지라 낯섬과 반가움, 호기심 그 사이에서 좋은 시작을 위해 노력했다.
다른 환경과 다른 경험을 가진 21명이 모여 개발자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기묘한 경험.
함께 밥을 먹으며 서로에 대해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과정들이 꽤 즐거웠다.
한 사람 한 사람 특별하지않은 사람이 없었다.
매일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날 함께 식사를 했던 동기들의 얼굴과 이름을 떠올렸다.
나의 개발 인생에 찾아온 소중한 인연들이니까. 귀히 여기고 싶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하나 이상의 배울 점이 있다.
나는 위코드에서 또 다른 멘토들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2주차
이제 그래도 얼굴들이 제법 익숙해지고, 함께 하루 종일 웃고 떠들며 무지라는 통곡의 벽을 오르다보니 동기애를 느낀다.
나만 모르는게 아니고, 나만 어려운게 아니라는 것은 때로 잘하고 있다는 칭찬보다 힘이 된다.
동기들과 늦은 시간까지 안풀리는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다가도 풀고나면 웃음꽃이 핀다.
우리 제법 괜찮다고 생각한다.
중꺽마. 중요한건 꺽이지 않는 마음. 
내 머리로 안풀리면 구글링이라는 집단 지성의 머리도 좀 빌리고 옆 테이블의 동기 머리도 빌려보고, 지나가던 멘토님 머리도 빌려보고. 돌고 돌아 결국 나의 머리에서 그 실마리를 끄집어 낼 때 찾아오는 희열.
 
나의 문제처럼 남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같은 문제를 보고도 다른 해답을 내놓는 동기들을 만나 매순간 깨달음을 얻는다. 위코드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은 체계적이고 과제들은 스스로 학습하기에 최적화 되어있다.
하지만 위코드의 장점은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함께 사유하고, 함께 도전하는 문화가 나를 가장 크게 성장 시킨다.
나의 화면에만 갇혀있지 않고, 내 옆사람의 문제도 내 문제처럼 고민해보고, 서로 아는 것을 기꺼이 나누고 감사하며 배우는 것.


코드 카타
2주차부터 진행한 코드 카타는 내가 하루 중 제일 기다리는 시간이다.
매일 한시간 하나의 알고리즘을 짝궁과 함께 푼다.
한명을 로직을 설명하고 한명은 그 로직을 코드화한다.
같은 문제도 바라보는 방식과 해석하는 방식이 이렇게나 다르다니.
다르니까 불편한게 아니라 다르니까 즐겁다.
서로의 다름에 매일 놀라고 매일이 기대된다.
좋은 파트너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쏜살같이 시간이 갔다.
진짜 매일이 눈 떠서 코딩 눈 감을 때까지 코딩이었다.
(가끔 코딩하는 꿈도 꿨다.)
주변에서 물어본다.
어떠냐고, 돈 값하는것 같냐고
나는 이미 여기서 보낸 2주동안 내가 지불한 돈에 대한 건 잊었다.
그건 더이상 내게 중요하지 않아졌다.
그건 이미 지나간거니까.
나는 오늘의 성취가 기대된다.
그리고 내일의 배움이 기대된다.
 
이제 3주차 수요일이다.
이번주 회고록은 부디 이번주에 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제 코딩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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